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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다양화’ 줄기찬 요구에도 ‘순혈·엘리트’ 위주 여전

행복 한 삶 2018. 6. 18. 06:38

■‘대법관 다양화’ 줄기찬 요구에도 ‘순혈·엘리트’ 위주 여전 

입력 : 2018.06.17 23:17:00 수정 : 2018.06.17 23:47:58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6172317005&code=940301&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1_thumb_2#csidxe18aa32699775b0a87d9ceaeef561ab
대법관 후보자 분석 대법관 후보자 41명, 여전히 ‘서오남’ 편중

고영한·김창석·김신 후임 촉각

서울 서초동 대법원 건물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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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대법원 건물 전경.

오는 8월2일 임기가 끝나는 고영한·김창석·김신 대법관의 후임을 결정하기 위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가 심사 중인 후보자 41명이 이른바 ‘서오남’(서울대 출신·50대·남성)에 치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으로 그 어느 때보다 대법관 교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추천위가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어떻게 반영할지 주목된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천위는 오는 20일 회의를 열고 최종 후보자 9명 이상을 선정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제시한다. 추천위는 법원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단체 등으로부터 후보로 천거받은 법조인 41명을 심사해 명단을 압축하는 작업을 해왔다. 김 대법원장은 여기서 다시 3명을 선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게 된다. 

 

이전까지는 대법관 후보 제청 과정에 대법원장의 영향력이 커 추천위의 의견은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지만 김 대법원장 취임 후 대법원장의 후보자 제시권이 폐지되고 추천위 역할이 격상되면서 추천위가 누구를 최종 후보군으로 선정해 올리느냐가 매우 중요해진 상황이다.

 

특히 김 대법원장이 그동안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을 강조해왔던 만큼 이번에는 ‘서오남’ 중심의 인선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법조계 안팎의 관심이 쏠려왔다. 그러나 경향신문이 후보자 41명을 분석한 결과, ‘열린 천거’ 방식으로 추천된 후보들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대학과 연령대, 성별로의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대법관 다양화’ 줄기찬 요구에도 ‘순혈·엘리트’ 위주 여전 

 

‘서오남’ 대법관 

서울대 출신 73% 압도적 
평균 나이 56세, 40대 전무
41명 중 여성은 5명 불과
 

 

먼저 출신 대학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 73.2%(30명)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고려대 법대 5명, 이화여대 법대 2명, 한양대·성균관대·영남대·전남대 법대 각 1명씩이었다. 현재 대법관 14명 중 10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이번에 퇴임하는 김창석 대법관이 비서울대 출신인 것을 감안하면, 그 빈자리가 서울대 4출신으로 채워질 경우 서울대 편중은 더 심해진다. 

 

후보자들의 평균 나이는 56.1세였다. 40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55~59세가 58.5%(24명)로 가장 많았고, 50~54세가 29.3%(12명), 60세 이상이 12.2%(5명)였다. 이들의 나이대가 50대에 집중돼 있는 이유는 법원조직법에서 대법관이 될 수 있는 나이를 ‘45세’로 제한하고 있는 탓도 있다. 대통령과 헌법재판관은 ‘40세’ 이상이면 할 수 있지만 대법관만 45세 이상이어야 후보자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2000년대 들어 40대에 대법관으로 제청된 사람은 김영란 전 대법관(임명 당시 48세), 김지형 전 대법관(당시 47세), 그리고 김소영 현 대법관(당시 46세)에 불과하다. 

 

성별로는 남성이 36명으로 여성보다 7배 많다. 여성은 노정희 법원도서관장·윤석희 법률사무소 우창 대표변호사·이선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은애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전주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등 5명뿐이다. 

 

현재 대법관 14명 중 여성은 단 3명으로 21% 수준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여성 비율을 적어도 30% 이상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왔던 것을 감안한다면 이번에 최소 1명 이상은 여성 후보자가 지목돼야 한다. 

 

판사 출신 편중도 매우 심하다. 41명 중 33명은 현직 판사이고, 이 중 14명이 현직 법원장이다. 법원 근무 경력이 아예 없는 재야 출신은 김선수·김주영·윤석희 변호사 정도다. 이 같은 편중 현상이 법원의 순혈주의와 엘리트주의를 강화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김용덕·박보영 대법관 후임을 제청할 때도 추천위가 대법원장에게 올린 9명의 후보 중 8명이 현직 법관이었고 결국 재야 출신은 제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법연수원 기수로 따지면 15기와 16기가 9명으로 가장 많았고, 출신 지역은 서울 7명, 경남 6명, 광주·전북 각 5명 순이었다. 

 

법조계에선 추천위가 단순히 천거받은 후보자들을 수동적으로 심사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후보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41명의 후보자들 중 상당수가 여러 차례 반복해서 후보자 명단에 올랐던 사람들이다. 학계에서는 아예 대법관 후보를 물색하고 분석·평가하는 별도 기구를 대법원에 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