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64·사진)의 대권 도전설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본인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선 그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잇달아 제기하고 있다. 한국당에 마땅한 차기 주자가 없는 데다, 김 위원장이 과거 대선을 준비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대외행보도 대선 출마에 맞춰져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7일 YTN 라디오에서 대권 도전 가능성을 두고 “그 무겁고 험한 짐을 질 만큼 큰 인물인가. 저는 그렇지 않다”며 “제가 무슨 정치를 할 것 같으면 벌써 시장이라도 출마하든가 그렇지 않으면 국회의원이라도 하려고 하지 않았겠냐”고 부인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선 그의 대권 도전을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받아들인다. 실제 김 위원장은 2007년 대선 때 ‘영남권 정책신당’을 만들어 대선에 출마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은 지난달 23일 “(김 위원장이) 우리 당에서 안 하고 다른 그룹을 만들어서 (2007년 대선에) 출마하려고 했다”고 했다. 2017년 대선에선 일부 한국당 의원이 김 위원장의 후보 영입을 시도했다. <대통령 권력>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비대위원장 취임 후 언론 인터뷰와 민생 탐방, 봉하마을 방문 등 대외활동에 치중하는 행보도 대권을 향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시스템과 문화를 바꾸고 인적청산은 그 뒤다. 권력에 욕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세 확장 등 당내 입지 구축을 위해 김 위원장이 쇄신의 최우선 과제인 인적청산을 피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최근 국가주의 등 거대 담론을 내세운 것도 장기전을 위한 전략으로 받아들여진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비대위원장 자체가 꿈일 리는 없지 않으냐. 다른 큰 꿈이 없다면 원래 자기 성향의 당도 아닌 곳에 왜 들어왔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