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애도 글 보낸 ‘김병상 몬시뇰’은 누구?···독재정권 맞서 싸운 민주화운동 ‘대부’
문재인 대통령이 애도 글 보낸 ‘김병상 몬시뇰’은 누구?···독재정권 맞서 싸운 민주화운동 ‘대부’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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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사회운동에 헌신했던 김병상 필립보 몬시뇰(원로사목)이 25일 선종했다. 향년 88세. 천주교 인천교구 제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민주화·사회운동에 헌신했던 김병상 몬시뇰(원로사목·향년 88세)의 선종을 애도하는 글을 올렸다. 몬시뇰이란 가톨릭에서 주교품을 받지 않은 명예 고위성직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신부님은 제가 국회에 있을 때 국회에 오셔서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주재해 주시기도 했고 제가 청와대에 입주할 때 오셔서 작은 미사와 축복을 해주시기도 했다”고 고인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신부님은 사목 활동에 늘 따뜻했던 사제이면서 유신시기부터 길고 긴 민주화의 여정 내내 길잡이가 돼주셨던 민주화 운동의 대부였다”며 “민주화를 위해 애쓰며 때로는 희생을 치르기도 했던 많은 이들이 신부님에게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제 하늘에서 우리와 함께 하시리라 믿는다”며 “오랫동안 병고를 겪으셨는데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김병상 몬시뇰은 민주화운동·사회운동의 대부로, 사목활동 중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초대 위원장,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공동대표,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이사장, 사단법인 지학순정의평화기금 이사장 등으로 활동했다.
가톨릭계에 따르면 1932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9년 사제로 서품했다. 1948년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과 폐결핵 투병으로 학업을 중단했고, 1963년 뒤늦게 가톨릭신학대에 들어갔다.
그는 반평생을 민주화·사회 운동 현장에 있었다. 1977년 유신헌법 철폐를 요구하는 기도회를 주도했다 구속됐다. 1970년대 후반 동일방직사건 대책위원회 위원장, ‘목요회’ 상임대표, 인천 굴업도 핵폐기물처리장 반대 대책위원회 상임대표 등으로 활동했다.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초대 위원장,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공동대표.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등을 지냈다.
민문연 이사장 때인 2009년 당시 임헌영 민문연 소장, 윤경로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장과 함께 ‘친일인명사전’을 백범 김구 선생 묘소에 바쳤다.몬시뇰은 주교품을 받지 않은 가톨릭 고위성직자에게 부여하는 칭호다. 그는 2003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로부터 몬시뇰 칭호를 받았다.
김 몬시뇰은 2018년 12월 회고록 ‘따뜻한 동행’을 펴냈다. 사제가 되기까지 과정을 비롯해 현대사 한복판에서 겪은 일들을 담았다.2년여 투병을 해 온 것으로 알려진 그는 25일 오전 0시 5분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빈소는 인천교구청 보니파시오 대강당, 장례미사는 27일 오전 10시 답동 주교좌 성당에서 있을 예정이다. 장지는 인천 하늘의 문 묘원 성직자 묘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