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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뉴스]구의역 청년노동자 사망 2주기 “가방 속 작은 컵라면에 아직도 마음이 아픕니다···잊지 않을게요”

행복 한 삶 2018. 5. 28. 15:13
[포토 뉴스]구의역 청년노동자 사망 2주기 “가방 속 작은 컵라면에 아직도 마음이 아픕니다···잊지 않을게요”
수정2018-05-28 15:02:53입력시간 보기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노동자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강변역 방면)에는 2년 전 스크린도어를 홀로 정비하다가 숨진 김모(당시 19세)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었습니다. 숨진 김군이 가방 안에 보관하고 있던 컵라면과, 다음날인 29일 김군의 생일을 기리는 케이크도 승강장 앞에 놓였습니다. 2주기인 이날 구의역 9-4 승강장에 놓인 포스트잇과 편지 내용을 소개합니다.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 이재덕 기자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 이재덕 기자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 이재덕 기자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 이재덕 기자

“가방 속 덩그러니 있던 작은 컵라면이 아직도 마음이 아픕니다. 같은 또래로서, 같은 청년 노동자가 될 사람으로서 기억하고 추모합니다. 부디 이윤과 효율보다 안전과 생명, 인간이 중요한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대학생-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 이재덕 기자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 이재덕 기자

“당신의 출근길은 나의 퇴근길, 당신에겐 마지막이 된. / 당신에게 일어난 일은 내게도 일어날지 모를 일이라서 너는 나라고,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여러번 말해도 왠지 미안한/ 매일 퇴근하는 게, 매일 퇴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서 미안한/ 네 잘못이 아니야”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 이재덕 기자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 이재덕 기자

“생일은 내일 29일이지만 미리 사왔어. 생일 축하하고 체하지 말고 물이랑 같이 먹어” -김군의 전 동료 ㄱ씨-

2년 전 구의역에서 김군과 같이 일했던 한 동료는 이날 승강장에 케이크와 물, 도시락을 놓았습니다. 그는 “작년 1주기때는 컵라면을 놓고 왔는데 그게 내내 마음에 걸렸다. ○○ 어머님이 ‘차라리 컵라면이라도 배불리 먹고 가지 그랬어’라고 하신 기억이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 이번에는 도시락하고 케이크를 놓았다. 고기가 많이 들어간 도시락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는 대학가서 공부를 하고 싶어했는데 집안 형편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뛰었다. 내가 형이었는데도 힘들었을 동생의 고민을 많이 들어주지 못해 미안하고, 위험한 일 절대 하지 말라고 얘기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이 든다. 돈보다 사람이 먼저 아닌가. 모든 학생들이 가정형편 다 떠나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 이재덕 기자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 이재덕 기자

“김군, 오늘은 2018년 5월 26일이에요. 처음 당신의 죽음을 접하고 울었던 것이 벌써 2년 전, 그간 세상은 아주 조금 바뀌었어요. 사실은 아직도 세상은 탁하고 막막해요. 김군, 약간 무더운 벌써 초여름이 다가온 오월의 끝무렵. 탁한 공기와 해가 드는 구의역을 보며 당신이 그날 걸었을 길을 생각해요. 저는 내년에 당신과 같은 해를 살아요. 친구들이, 동생들이, 언니, 오빠들이 우리가 그리고 우리의 엄마 아빠들이 아프지 않은 세상에서 살기 위해 멈추지도, 지치지도 않을게요”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 이재덕 기자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 이재덕 기자

“동갑내기 친구야. 너는 나다. 나는 말할 수 없다. 너의 잘못이라고. 너가 있던 이 역을 항상 생각할게. 컵라면과 스텐 수저, 나무젓가락이 담긴 가방. 그 갈색 가방이 있던 이 역을. ‘사람’인 네가 우리가 있는 세상을…” -22살 의정이-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 이재덕 기자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붙었다 | 이재덕 기자

“하늘에서는 편하게 계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더 안전하고 튼튼한 나라가 되길 바라며. 당신의 희생 및 노고가 헛되질 않길...”

“너의 잘못이 아니야. 배고프고 힘들었지. 괜찮니. 이제는 괜찮았으면 좋겠어…아직도 네가 살아있는 것 같아.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 이라니…나는 항상 네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컵라면과 국화가 놓였다. | 이재덕 기자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는 컵라면과 국화가 놓였다. | 이재덕 기자

‘동시대에 살아가는 청년’ 일동은 이날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지금도 낮은 임금에 열악한 현장에서 위험하게 일하는 청년들이 많다. 같은 날,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함께 하겠다. 우리에게도 ‘백’이 필요하다. 갑질하는 사장님을 향해 함께 맞서주고, 억울한 죽음을 위해 함께 나서겠다”며 “서로가 서로의 ‘백’이 되주겠다. 그렇게 더디지만 세상을 조금씩 바꿔나가겠다. 그렇게 김군을 위해서, 이 시대 다른 김군을 위해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서울의 한 중학생들이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고 있다. | 이재덕 기자

‘구의역 사망사건’ 2주기인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서울의 한 중학생들이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가 숨진 김군을 추모하고 있다. | 이재덕 기자

이날 서울건대부중 학생 20명과 인솔 교사는 지하철을 타기 전 승강장에 와 헌화를 하고 김군을 추모했습니다. 인솔 교사는 학생들에게 “어른들이 저지른 잘못을 똑똑히 기억해주길 바란다. 너희 세대에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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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