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연애에 도전해 볼까?
통계로 풀어보는 남과 여 ‘해석남녀’, 통계학습용 공학도구 ‘통그라미’ 서비스 활용기
“내가 50원 정도라는 거지?”
오래전이다. 연애와 담을 쌓고 지내던 친구가 털어놓은 사연은 이랬다. 밤늦게 입사동기가 찾아와 말없이 50원짜리 동전이 한가득 들은 상자를 주고 갔다는 거다. 그 남자 생각을 모르니 해석은 달랐다.
쭉 여학교만 다니다 갓 졸업한 친구들이라 더했을까. 결국 우리에게 무궁무진한 상상만 키워놓고, 그 남자 진심은 닿지 못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바 없다. 짝사랑에 빠진 청춘도, 지지고 볶는 부부도 비슷하다. 인터넷, 텔레비전, 책 어디든 여전히 남녀에 대한 생각은 흥미로운 주제다. 다른 별에서 온 것도 아니고 제3자가 보면 빤하다 해도, 정작 두 사람은 고구마 백 상자를 흡입한 듯 답답한 상황을 낳으니 문제다.
통계청이 선보이는 재미있는 프로그램과 서비스
해석남녀 메인화면. |
통계청에서는 지난 9월 21일 남녀 생각을 해석하는 시각화 콘텐츠를 선보였다. 해석남녀. 제목에서부터 시선을 끈다. 사이트에 들어가면 아기자기한 화면이 클릭을 부른다. 슬쩍 봐도 재미있어 보이는 이 서비스는 KOSIS 국민서비스디자인단과 국민 생각함 의견을 수렴해 만들었다.
곳곳마다 인포그래픽이 예쁘게 돼 있어 이해하기 쉽다. |
서비스는 ‘통계로 풀어보는 남과 여’와 ‘소통코너’ 2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 ‘통계로 풀어보는 남과 여’는 건강, 결혼·가정, 경제활동, 양성평등 인식변화로 분류돼 있다. 각 부문별 최신 경향을 반영, 가사분담 실태, 배우자 조건 등 40개 핵심지표를 선정해 알기 쉽게 했다. 또한 항목별 통계표 보기를 누르면 자세히 볼 수 있다. ‘소통코너’에서는 남녀별 통계에 대해 이용자가 직접 관심과 의견을 내 서로 공유하는 공간이 되도록 했다.
예상대로 남녀 사망원인 1위는 암이었다. 대부분 비슷한데, 사망 원인 10위 안에 남성은 운수사고와 추락이, 여성은 고혈압과 폐혈증이 있다는 게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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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분담에 대한 견해. 남편이 전적으로 책임이라고 답한 0.7%의 남성,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이라고 답한 2.8%의 여성에게 호기심이 생긴다. |
배우자의 조건도 나와 있다. 남녀 모두 공통적으로 1순위는 성격이었지만, 2순위부터 갈린다. 많이 바뀌었다 해도 여전히 고정관념이 있어서일까. 여성은 상대방의 경제력과 직업을 비교적 높이 평가했고, 남성은 건강을 꼽았다.(201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44세 미혼남녀 통계) 통계만으로 볼 때, 남녀 모두 성격과 신뢰와 사랑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이 다행스럽다.
통그라미가 바꿔놓은 통계와 확률의 즐거움
통계청에서 통계를 실용적으로 즐겁게 알려 주는 또 다른 프로그램에는 ‘통그라미’가 있다.
초·중·고등학교 수학교과서의 통계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공학도구 ‘통그라미’는 2017년 1월부터 시작한 서비스로, 통계청과 교육부가 협업, 실생활 중심의 실용통계교육을 위해 개발한 통계 패키지이다. 통계에 기반을 두고 설문지 만들기, 자료수집, 통계분석, 보고서 작성을 지원한다. 이 프로그램은 ‘국회와 함께 하는 생활 속 통계이야기’에서 처음 접했다.
통계와 놀자. 정말 놀기에 부담없이 즐겁다. |
아이들 교육프로그램으로만 사용되는 건 아니다. 그날 참석자들과 ‘통그라미’를 이용, 걸그룹 취향 등을 알아봤는데 즉석에서 결과를 도출해 관심을 끌었다. 사실 이런 통계 해석이 우리 일상과 연관돼 있다는 게 더 매력적이었다.
국회에서 열린 생활속 통계이야기에서 참석자 모두 통그라미를 이용해봤다. |
한참 재미에 빠져 듣다보니 모든 상황에 통계를 적용해보고 싶어졌다. 아파트 내에 전기를 아끼는 방법이나 주민들 의견을 반영해 화단을 가꾸는 일에도 사용할 수 있겠다. 또한 아이가 유독 반발하는 수치를 시간대별로 통계를 내 그 시간을 피한다던가, 혹은 일하며 습관처럼 씹는 껌이나 커피, 사탕 등에서 언제 무엇을 더 많이 먹는지 고려해 휴식을 가져야 할 적기를 파악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다이어트를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진짜 필수품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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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그라미는 설문조사, 결과 등을 만들고 참여해볼 수 있다. |
이렇게 골고루 쓸모 있다니 놀랍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요즘 아이들이 이렇게 재밌게 배우냐며 부럽다는 소리가 들렸다.
필자 역시 돌아간다면 수학시간에 통계와 확률만 집중적으로 공부할 거 같다. 학력고사에서 한 문제 나온다고 이 단원을 접어두었다는 것이 아쉽다. 돌아와 아이에게 ‘통그라미’ 프로그램을 넌지시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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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해한다면 남녀가 그렇게 어려운 사이일까?(출처=픽사베이) |
동전에는 양면이 있다. 그렇다 해도 동전의 본질은 동전이다. 남녀 역시 그렇지 않을까. 어찌됐던 그 당시 입사동기가 친구에게 호감이든 비호감이든 관심을 표한 건 사실이다. 안타깝지만 뒤늦게라도, 그 동료 분께 고하고 싶다. 20년 전, 친구는 진짜 몰랐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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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배우자 조건으로 성격이 1위라는 건 다행이다.(출처=픽사베이) |
◇ 해석남녀 이용법
국가통계포털(KOSIS, http://kosis.kr)에 접속
1) 메인화면 통계시각화 콘텐츠 → ‘해석남녀‘ 선택
2) 메뉴에서 맞춤통계 → 통계시각화 콘텐츠 → ‘해석남녀‘ 선택
◇ 통그라미 사이트 주소: http://tong.kostat.go.kr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e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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