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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 ‘지붕 낮은 집’ 시민들에게 열리다

행복 한 삶 2018. 5. 1. 16:07

봉하마을 ‘지붕 낮은 집’ 시민들에게 열리다  

등록 :2018-05-01 14:49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42819.html#csidx114a553dac14099b004f7e74a766b7f


노무현 대통령 자택 일반 개방 첫날
밥그릇·책상까지 마지막 모습 보존
책장엔 주인잃은 919권 책 남아
노무현 대통령의 집 개방 첫날인 1일 관광객들이 노 대통령의 집 안뜰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집 개방 첫날인 1일 관광객들이 노 대통령의 집 안뜰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아름답고, 소박하면서도 기품이 느껴지는 집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과 삶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문정민(40·부산 남구)씨는 “봉하마을엔 몇 번 와봤지만, 노 대통령 집에 들어오기는 처음”이라며 가족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 집을 둘러본 소감을 말했다. 역시 1일 가족과 함께 노 대통령 집을 찾은 김욱현(45·광주 광산구)씨도 “대통령의 집이라고 해서 크고 웅장할 줄 알았는데 소박해서 놀랐다. 사람 냄새를 느꼈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이후 살았던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집이 “내가 살다가 언젠가는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할 집”이라고 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1일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자신이 살던 집을 시민들에게 완전히 개방한 것은 노 대통령이 처음이다. 부인 권양숙 여사는 2015년 11월 인근에 집을 지어 거처를 옮겼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재. 919권의 책이 예전 모습 그대로 꽂혀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재. 919권의 책이 예전 모습 그대로 꽂혀있다.
노무현 대통령 집 거실. 노 대통령은 2009년 5월23일 새벽 거실 오른쪽에 있는 컴퓨터로 유서를 작성했다.
노무현 대통령 집 거실. 노 대통령은 2009년 5월23일 새벽 거실 오른쪽에 있는 컴퓨터로 유서를 작성했다.

 

노무현 대통령 집 주방. 4인용 식탁이 있고, 노 대통령 부부가 사용하던 식기가 창밖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놓여있다.
노무현 대통령 집 주방. 4인용 식탁이 있고, 노 대통령 부부가 사용하던 식기가 창밖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놓여있다.

관람객들은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45분 동안 집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노 대통령은 “자연 속에 머무르며 부끄러움 타는 집”을 원했다. 고 정기용 건축가가 대통령의 뜻을 따라 도드라지지 않고 나지막하게 지은 집에, 노 대통령은 ‘지붕 낮은 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건물은 가운데 마당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의 생활공간(330㎡)과 왼쪽의 비서실·경호동(264㎡)으로 구분된다. 생활공간은 내실·거실·화장실·주방 등 개인공간과 사랑방·서재 등 업무공간으로 다시 나뉜다. 현재 비어있는 비서실·경호동 공간은 청와대 경호처에서 경남자산관리공사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노무현재단은 이 시설을 임대해 전시실로 활용할 계획이다.

 

노무현 대통령 집 뒤뜰. 경복궁 정원을 본떠 계단식으로 조성됐다.
노무현 대통령 집 뒤뜰. 경복궁 정원을 본떠 계단식으로 조성됐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에서 칩거할 당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읽었던 책들이 책상에 그대로 놓여있다. 책상 위에는 손녀와 찍은 사진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에서 칩거할 당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읽었던 책들이 책상에 그대로 놓여있다. 책상 위에는 손녀와 찍은 사진도 있다.

노무현재단은 모든 시설을 노 대통령 부부가 살던 때 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서재 책장에는 919권의 책이 꽂혀있다. 주방엔 노 대통령 부부가 식사했던 4인용 식탁이 있고, 식탁 위엔 창밖을 바라보는 위치에 식기 두벌이 놓여있다. 거실 책상엔 컴퓨터가 놓여있는데, 노 대통령은 2009년 5월23일 새벽 5시20분께부터 5시40분께까지 이 컴퓨터로 유서를 작성했다. 고 신영복 교수의 글 ‘사람사는 세상’과 ‘우공이산’(愚公移山)이 각각 서재와 거실에 걸려 있다. 서재와 주방엔 노 대통령의 손자와 손녀 낙서도 그대로 있다.

 

노무현 대통령 집 사랑방 벽에는 고 신영복 교수의 글 ‘사람 사는 세상’이 걸려 있고, 그 아래에는 노 대통령이 손님들에게 신영복 교수의 글보다도 자랑했다는 손자의 낙서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 집 사랑방 벽에는 고 신영복 교수의 글 ‘사람 사는 세상’이 걸려 있고, 그 아래에는 노 대통령이 손님들에게 신영복 교수의 글보다도 자랑했다는 손자의 낙서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즐겨 앉았던 의자. 노 대통령 집 거실 밖에 놓여있다.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즐겨 앉았던 의자. 노 대통령 집 거실 밖에 놓여있다.
노무현 대통령 집 가운데 마당. 마당 오른쪽은 노 대통령 부부의 생활공간, 왼쪽은 비서실·경호동으로 이뤄져 있다.
노무현 대통령 집 가운데 마당. 마당 오른쪽은 노 대통령 부부의 생활공간, 왼쪽은 비서실·경호동으로 이뤄져 있다.

관람하려면 노무현재단 누리집(knowhow.or.kr)을 통해 예약하거나 현장에서 신청하면 된다. 매주 월·화요일, 노 대통령 서거일인 5월23일, 설날과 추석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무료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