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받고, 고 문익환 목사·이해찬 민주당 대표·설훈 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투옥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을 거론했다. 윤 의원은 “이 사건 유죄판결에 있어서 핵심 법정증언이 바로 형의 증언임이 역사적 진실로 인정되고 있다는 것을 어찌 형만 부정하시느냐”고 심 의원을 비판했다.
윤 의원은 심 의원에게 던지는 질문형식을 빌려 관련 근거를 들었다. 윤 의원은 “1980년 서울역 진출과 회군을 결정한 총학생회장이었던 형이, 1984년에 복학해서는 왜 복학생협의회장을 맡지 못하고 대의원대회 의장이었던 후배 유시민에게 양보할 수밖에 없었는지, 스스로 잘 아시지 않느냐”고 적었다.
그는 심 의원이 1985년 문화방송(MBC) 기자로 채용된 일도 언급했다. 윤 의원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거나 군대에 끌려갔다온 분들 중 어느 누구도 기간방송사에 기자로 채용된 이가 없건만, 유독 형만이 징역 대신 군대 갔다와서 다른 정권도 아닌 전두환 정권에서 MBC기자가 될 수 있었는지, 형이 그 이유를 모른다 하진 않을 것”이라며 “전두환의 5공 시절이 내란음모 종사자를 공중파방송사 기자공채에 응했다고 뽑아주던 때였던가?”라고 물었다.
윤 의원은 또 심 의원이 1994년에 “폭력 앞에 자포자기하고 철저히 무너져버렸다”고 진술한 이유에 대해서도 따져물었다. 윤 의원은 “1994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관련자들이 전두환, 노태우 등 신군부를 내란죄로 고발할 당시, 형이 1980년 자신의 행위를 ‘폭력 앞에 자포자기하고 철저히 무너져버렸다’고 한 이유는 또 무엇이었냐”며 “혹시 문민정부로 불렸던 김영삼 정권에서 정계에 입문하기 위해 자신의 훼절과 배신의 경력을 세탁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나.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스스로 반성하고 고백했던 일을 이제와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남들 탓으로 뒤집어씌우는 행동을 할 수 있느냐”라고 물었다.
윤 의원은 이어 “형의 행동이 얼마나 부끄럽고 추한 것이었는지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라며 “이제라도 진실된 자세로 역사와 고 김대중 대통령, 고 문익환 목사께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세요. 그것만이 당신이 스스로를 치유하고 국민들께 용서받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윤 의원의 페이스북글이 보도되자 심재철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어 “내가 체포되기 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은 전 피고인의 자백으로 완성돼 있었다”며 “내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핵심 증인이 아니라는 사실은 넘치고 넘친다”고 밝혔다.
이날 윤 의원의 심 의원에 대한 비판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심 의원과 유시민 이사장 사이의 진실공방에서 비롯됐다. 유 이사장이 지난달 20일 KBS TV 예능 프로그램인 ‘대화의 희열’에서 “뜻밖의 글쓰기 재능을 발견한 곳이 합수부(합동수사본부)”라며 “누구를 붙잡는 데 필요한 정보와 우리 (서울대) 학생회 말고 다른 비밀조직은 노출 안 시키면서 모든 일이 학생회 차원에서 이뤄진 걸로 진술서를 썼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대해 지난달 22일 심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 이사장이 1980년 상황을 왜곡하고 자신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미화시켰다.
유 이사장의 자필 진술서가 다른 민주화 인사 77명의 목을 겨누는 칼이 됐고 이중 3명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24인의 피의자가 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자 유 이사장은 지난 1일 유튜브방송 ‘알릴레오’ 번외편인 ‘1980년 서울의 봄 진술서를 말할레오’를 통해 “당시 서울대 학생회 간부는 잡혀가는 걸 늘 전제로 했다. 잡히면 무엇을 공개하고 무엇을 안 할지 미리 정했었고 공개된 조직은 서울대 학생회에 대한 내용만 진술하고 비밀조직과 정치권에 관한 내용은 쓰지 않았다”며 심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에 대해 심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 이사장과 자신의 당시 합수부 진술서 원문을 공개하며 공방을 이어갔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