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토사구팽.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이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지정된 뒤 일부 보수언론에서 나온 말이다. “적폐청산 수사가 어느 정도 진척되니 검찰이 토사구팽 당할 처지에 놓였다”는 이야기다. 토사구팽이라는 말에는 검찰을 향해 “꼴좋다”는 비웃음도 담겨 있다. 이런 비아냥거림에 자극이라도 받은 것일까. 검찰은 갑자기 구팽(狗烹) 대신 구교(狗咬), 즉 주인을 물어뜯는 개로 돌변했다.최근의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는 검찰 수사의 ‘기여’가 적지 않다. 여론의 흐름상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은 대통령의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게 분명하지만,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와 고도의 언론 플레이가 없었다면 낙폭이 그처럼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검찰은 지금 대통령을 향해 묻고 있다. “이렇게 지지율이 떨어지는데도 조국 장관을 계속 감싸고돌 건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대통령의 인사권에 도전하고, 지지율을 잠식하고, 대통령을 겁박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어찌 ‘구교주인’(狗咬主人)이라 말하지 않을 수 있는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